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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갈 의지가 있다면 어디라도 천국이 돼…

 왜냐면 살아있으니까…

 행복해질 수 있는 기회는 어디에라도 있어."

마법사

2022.01.11 19: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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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 220105

2022.01.05 23: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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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 220105

2022.01.05 22:45 # reply

 

 "진짜, 정말로 나랑 결혼하는 거야?" 바노라가 물었다. 슬슬 이 질문에는 익숙했다. 상대가 무슨 생각으로 질문하는지도 뻔했다. 에일린은 이미 몇 번의 대답 끝에 평소 같은 반응으로는 평소처럼 속만 터질 거라는 걸 예감했다. 그래서 그녀는 대답하는 대신 들고 있던 숟가락 위의 밀푀유와 딸기를 바노라의 입에 물렸다. 연회장을 꾸민 색은 분홍색과 흰색, 그리고 노란색이어서 준비된 간식들도 대개 그런 색들이었는데, 오전 내내 부담감에 아무 것도 먹지 않았으면서 색색의 식욕 돋우는 간식들까지 외면하는 모습은 보는 사람이 더 곤란했다. 당황하면서도 일단은 물려둔 걸 우물우물 씹어 삼키는 모습을 끝까지 지켜보고서야 물었다. "선배, 그거 평생 물어볼 거예요?" 질문이 끝나고선 밀푀유를 능숙하게 숟가락으로 썰었다. "그렇지만." 다시 물리고, 바삭바삭바삭, 우물우물… "인생 망치는 취미 없구요, 선배 기죽는 걸 지켜보고 싶지도 않아요." 바스락. 다시 한 번 썰어 입에 쑥 물렸다. 여기까지는 평소 같은 대답. "말 나온 김에 선배네 부모님은 왜 그렇게 선배를 못 미더워 하는지도 모르겠어요." "그야 누님이 워낙 뛰어나서겠지 뭐…." "메사라 언니는 저 같은 인재를 공작가에 못 데려왔는데도?" "그건 그냥…" 결국 마지막 남은 밀푀유 조각도 바노라의 입 안에 들어갔다. 여기까지도 가끔은 나오던 대화, 에일린은 새 간식을 고르기 시작했다. 마카롱? 이것도 괜찮은데 너무 달지 않나? 알콜이 거의 없는 샴페인으로 한 번 입가심하는 것도 괜찮겠다 싶었다. 한 입 짧게 마시고 잔을 건넸다. "그래서예요. 수석까진 아니지만, 메사라 언니만큼은 아니지만." 샴페인의 색보다는 조금 진한 눈이 이쪽을 불안하게 본다. "저도 선배도, 책임을 져야 한다는 걸 알고 있잖아요. 난 그것만으로 충분하다고 말하는 거예요." 이건 한 번쯤 했던 말.

 말하진 않았지만, 이 맹하고 바보처럼 착한 선배를 끌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건 에일린의 적성에도 꽤 맞는 즐거운 일이었다. 이 사람이 타고나길 유순한 사람이라면 그냥 그게 적성인 거겠지. 그게 뭐 어때서? 그녀가 그에게 기대하는 건 누군가의 위에 서고, 결단력 있게 행동하는 종류의 재능이 아니었다. 이 사람은 그런 식으로 몰아붙이면 언젠가 썩어 곪아버릴 거다. 모든 식물은 키우는 법이 다르다. 에일린은 바노라의 재능이 어쨌든 그런 자리에서 필 종류의 것은 아니라는 걸 알았고, 좋아하는 사람이 그렇게 썩어버리는 걸 바라지도 않았다. 

 

"제 기반이 없는 곳에서도 충분히 전 해냈어요. 잠깐, 선배가 그러지 못했단 게 아니라… 내 말 똑바로 들어요. 선배, 난 해낼 수 있고, 선배를 꽤 좋아하고, 선배가 내 기반이 될 거란 것도 알아요. 다른 생각하지 말고 좀 들으라구요. 그러니까 선배는 선배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면 돼요. 아무리 생각해도 네 인생만 망칠 것 같으니 파혼하자는 거 말고, 누군가가 선배가 갖고 싶지 않은 자리에 있을 때, 선배가 정말로 하고 싶고, 할 수 있는 일 말이야. 졸업장을 마저 따도 좋겠죠… 유리제 교수님도 선배를 기다릴 거고, 그리고 정 안 되면 내가 어떻게든 먹여살려줄 테니까!"

 

write n

2021.12.29 01:22 # reply

"이봐, 아가씨…" 그가 짧은 헛웃음을 토했다. 다소 냉막한 분위기의 목소리와 달리 눈은 설명하기 어려운 열기로 타오르고 있어, 유스티나는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몰랐다. 등 뒤로는 차가운 벽의 질감이 느껴졌다. 손끝에 닿은 이 벽돌과 등 뒤의 벽돌 사이에 몇 개만큼의 벽돌이 있을까, 고작 그런 생각을 하며 차오른 눈물을 애써 집어삼키던 차였다. 입을 꽉 다물고 무섭게 그녀를 내려다보던 남자는 마침내 태도를 어떻게 할지 정한 것처럼 입을 열었다. 처음보다는 누그러진 목소리였다. "함부로 그런 말해서는 안 된다고 배웠을 거 아냐." "하지만, 당신이…" 이젠 정말 그쳤다고 생각했는데 입을 열자마자 눈물이 쏟아졌다. 바보처럼 보이겠지, 어린애라고 생각하면 어쩌지. "당신이, 말해보라고, 그래야……" 이 이상 말을 잇기 어려웠다. 유스티나는 고개를 푹 숙여 눈물을 떨굴 뿐이었다. "이래서야, 뭘 해보기도 힘들겠어." 그런 목소리는 관계에 절망적인 온점을 찍는 것 같았으나, 이윽고.

"유스티나."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렸다. 오늘 만난 이래로 처음 듣는 이름이었다. 이윽고 부드러운 손길이 눈가에 닿았다. 눈을 조금 깜박거리자 시야에는 올려다보는 얼굴이 있었다. 잡혔던 손도 자유로웠다. "왜 아가씨는 매번… 나를 이렇게 만들지?" 그것이야말로 유스티나가 묻고 싶었던 말이었으나, 말문을 트기도 전 입은 곧 부드러운 감촉으로 막혔고 이윽고 그녀 자신은 몰랐으나, 어쩌면 애달프게 기다려왔던, 아니, 분명히 기다렸던 그 순간이 왔다.

quote n

2021.12.29 00:45 # reply

크리스마스와 정월 초하루 사이의 기이한 일주일은 시간의 밖에 있는 괄호 속 같다.

 

미셸 투르니에, <외면일기> 287p

어두운 남자

2021.12.19 20:32 # reply

불레 작, 어두운 남자

http://sg-mh.com/1993567

write 업야담 엽

2021.12.19 00:29 # reply

 어둔 밤중 달이 움직이는 모양새에 엽, 달 따라 잎새가 흔들리니 그 잎을 말하길 엽, 잎 아래 움직이는 그림자를 일컬어 엽, 잎을 따라 흐르는 빛을 엽, 귓가를 스치는 바람소리를 엽, 철을 두드리는 불 모양새를 엽, 다투는 소리가 끊이질 않아…

 

 지상에 발 디딘지 오래건만 영속성의 풍경에 변화가 없어, 공포와 매혹에 명정한 이름이 없으니 두렵고 아름답고 스선한 설원의 모든 것이 그저 하나의 이름 아래 묶인다. 숭배로 이어진다. 

세시

2021.12.17 17: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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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인간이 신 없이 종교적일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지를 생각하는 무신론자인데, 나에게 그 무엇보다 종교적인 사건은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의 곁에 있겠다고, 그의 곁을 떠나지 않겠다고 결심하는 일이다. 내가 생각하는 무신론자는 신이 없다는 증거를 손에 쥐고 환호하는 사람이 아니라, 신이 없기 때문에 그 대신 한 인간이 다른 한 인간의 곁에 있을 수밖에 없다고, 이 세상의 한 인간은 다른 한 인간을 향한 사랑을 발명해낼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나는 신이 아니라 이 생각을 믿는다.

 

 

신형철의 격주시화, 무정한 신 아래에서 사랑을 발명하다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756477.html

write D

2021.12.04 23:38 # reply

 디트리히 에펜베르크는 고해하며, 카시냐프 뮌히 바나쳇은 잘못에 응하지 않는다. 대화는 이어지지 않는다. 삶은 엇갈려 서로를 스쳤을 뿐이며, 따라서 남자는 여기 서있는 정경의 그 무엇도 '우리'라고 불리울 수 없음을 인지하고 있었다. 용서 없는 면죄가 정원에 내려앉았다. 여자에게 지금 있는 것은 흥미 본위의 욕망. 그의 삶에 이런 존재는 무수히 많았고, 무수히 스쳐갔음을 알고 있다. 바나쳇의 독사가 에펜베르크의 폐허에 또아리를 튼다. 

 아니, 남자는 불행을 발치에 둔 채 행운을 움켜쥐고 웃는 여자를 보고 있다. 기질처럼 그림자에 눌어붙어 있던 공포가 가라앉고, 오래도록 몸 안에 움튼 욕망이 자신의 뺨을 쓸어내리는 감각을 느낀다. 말하자. 뭘? 지금 바로. 어떻게. 남은 생을. 아니야. 걸어서, 그런 건... 

 내기하자고.

 불온하고 서늘한 공기. 그가 여자를 본다. 눈이 마주친다. "불운한 남자를 위해..." 마치 아주 오래 전처럼, 생을 관통해 예견되어 있던 문장을 읊듯, 오래도록 외운 대본의 대사 한 줄을 읽듯, 하나의 악장이 끝나고 자연스레 다음 악장이 시작되듯, 말은 이어진다. "당신의 행운을 어디까지 걸어주시겠습니까."

quote 메데이아

2021.12.01 20:01 # reply

이것이 당신에게는 명예이며 행복처럼 보였나요?

지상의 행복이란 무엇일까요? 그림자지요!

지상의 명예란 무엇일까요? 꿈이지요!

불쌍한 사람! 그림자를 꿈꿔온 당신!

꿈은 끝났어요, 하지만 밤은 아직 끝나지 않았죠.

Das dir ein Ruhm wur und ein Glueck dir schien?

Was ist der Erde Glück? – Ein Schatten!

Was ist der Erde Ruhm? – Ein Traum!

Du Armer! Der von Schatten du geträumt!

Der Traum ist aus, allein die Nacht noch nicht.

 

프란츠 그릴파르처, <메데이아>

write 1

2021.11.30 02:06 # reply

"...용서해주시겠습니까, 이 무례한 욕망을 토로하는 저를. 단 한 순간만... ..."

"그러면 다시는 이런 말을 입에 담지 않겠노라 맹세할 수 있나요?"

그는 수치심에 물든 귀를 하고도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답할 수 없었다는 것이 맞는 쪽이었으리라.

write 1

2021.11.30 01:59 # reply

그가 사랑할 줄 모르는 사람이었다면 그의 모든 비극은 비극으로서의 가치를 잃는다.

write 디트리히

2021.11.30 01:39 # reply

 남자는, 호수에 붉은 달이 뜬 것 같다, 고 생각한다. 그리고 동시에 불행하다고.

 무게감은 다르나, 무언가 가라앉는 물소리임에는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다. 반사적인 행동은 삶에 오래도록, 어린 날부터 남은 흉터에 기인하므로 그는 행동하지 않을 수 없다. 여자가 돌아본다. 값비싼 드레스가 젖어들어간다. 얼마 전에 맞추었다던 새 구두, 저택에 있는 드레스는 망자의 것이고 고귀한 품격에 걸맞지도 않는데, 장식에 녹이 슬지도 모릅니다, 이 밤에 들어가기에는 너무 찹니다, 그가 읊조릴 수 있었던 들어가지 말아야 할 이유를 듣기도 전에, 이미 여자는 호수 위의 달처럼… 여자가 표표히 웃는다. 묻는다. 죽을 것 같나요? 표정은 여유롭다.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무게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다. 알고 있다. 알고 있다…… 말은 반사적으로 뛰쳐나온다. 입을 미처 앙다물기도 전에,

 "바나쳇 백작 부인." 그녀를 부른다.

 "아프잖아요, 백작."

 "죽어버릴 겁니다."

 "사람은 누구나 죽어요."

 "죽어버린단 말입니다."

 "시한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나요?"

 "제발."

 논리 없는 공포가 그림자를 집어삼킨다. 인지와 행동은 별개의 논리로 전개된다. 그의 비극이 이해받을 수 없는 것처럼, 그의 공포 또한 이해받을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기꺼이 강제한다. 물에서 여자를 끌어내고, 그 앞에 무릎을 꿇고, 무례를 용서받을 수 있기를 빈다. 공포에 대한 설명은 하지 않는다. 설득은 불필요하다. 나를 더 이상 불행하게 만들지 말라는 말은 이해받을 수 없으며, 자격 또한 없으므로. 그녀는 그들이 아니므로…….

quote n

2021.11.28 19:13 # reply

Someday. That's a dangerous word. It's really just a code for 'never'.

write 코코나

2021.11.20 22:41 # reply

■■ ■■.

■■.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인간의 욕망에 붙들리는, 인간의 집착이 만들어낸 부정형의 기류. 인류가 그것을 사랑이라고 명명하기 전부터 ■■ ■■는 존재했으나 명명 이후에야 비로소 태어났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짐승의 살갗을 가르고 크게 끊이지 않는 생을 외치는 심장을 꺼내, 그것에 가치를 매기고 욕망하는 상대에게 건네는 순간을 기억한다. 부질없는 들꽃을 색색으로 모아 대자연을 흉내내며 사랑을 말하는 순간을, 상대를 몰아붙이고 겁박해 기어코 상처투성이로 집어삼키고서도 만족을 모르는 순간을, 사랑의 증명을, 피투성이 심장에 걸고 맹세를, 잠깐, 컷, 컷! 막을 내려! 너무 오래 전의 이야기잖아요! 코코나는 부끄러움을 아는 섬세한 웨딩플래너라구요. 좀 더 멋진 순간의 이야기를 해주시겠어요? 겨울인데도 연인을 가장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싶었던 어떤 남자가 주문한, 백수정을 깎아 만든 오렌지꽃 부케, 푸른 벨벳 드레스를 온통 뒤덮은 흰 레이스, 그녀의 부모가 구두 밑바닥에 박아넣었던 오래된 증표를, 세대를 거듭해 내려왔던 사랑의 이야기를! 어라, 왜 그런 표정이람! 비극이 취향인가요? 연인의 사형을 집행해야 했던 어느 사형집행인이 그녀를 데리고 달아나 절벽에서 함께 떨어졌던 순간에 두 사람이 어떤 옷을 입고 있었는지를 이야기할까요? 그들은 마치 파도를 면사포로 삼아 결혼하려는 사람들 같았죠! 아, 영원하지 않은 삶에 영원을 맹세하는 사람들, 불필요한 행위를 굳이 지속하고, 서로를 상처입힐 것을 알고, 시들어 후회하고 맹세는 먼지처럼 흩어질 것을 알면서도 그 한 순간의 사랑만은 진짜처럼 빛나요. 그럼요, 사랑이란 최고의 미덕, 모든 것을 해결해줄, 당신의 마음을 열어줄 열쇠, 언젠가 부식되더라도 그 순간만은 당신의 것!

 코코나는 알아요. 당신에게도, 운명의 상대가 필요한 거죠?

 

n

2021.11.13 17:25 # reply

헤븐즈 가이아 2022 SS 오뜨 꾸뛰르

n

2021.11.04 19: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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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

2021.11.03 01:31 # reply

부모태그-자식태그

ul(unordered list), ol(ordered list) - li(list)

 

그나저나 html 강의 들으면서 xe 사이트 디자인 설정에서 사용자 정의 부분을 분석하고 있네... 사이트 이름 기재 부분 알아서 <title> 태그 적용되는 거고 한글 사용 체크하면 알아서 <meta charset="utf-8"> 넣어주는 거고... 

a 태그가 anchor의 a인 건 첨 알았음ㅇㅅㅇ; 존나 쓰면서도... a target="_blank" 는 새창에서 열기... title="(내용)" 은 (내용) 미리보기 툴팁... 헐레벌떡 배너란에 갱신하러 가며...

생활코딩

2021.11.02 00: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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