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back memo gu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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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갈 의지가 있다면 어디라도 천국이 돼…

 왜냐면 살아있으니까…

 행복해질 수 있는 기회는 어디에라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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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31 01:36 # reply

조르쥬 호베이카 2021 SS 오뜨꾸뛰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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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26 00:54 # reply

 

 

 그는 자라나는 것들 특유의 공기가 사람을 얼마나 매혹하는지 알고 있다. 저택의 삼층, 계단에서부터 두번째 발코니에 기대 서면 사용인들의 어린 아이들이 정원의 그네를 애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하염없이 그 풍경을 보며 아주 당연하게 이 모든 것이 내가 지켜야 하는 것들이라고…

 

"내려가보겠습니까?"

"됐어."

도련님이 웬 까마귀를 데리고 다니기 시작했다는 이야기가 삽시간에 퍼졌다. 정원사의 아이 하나가 달려와 묻기를, 무섭지 않으세요? 하기에 그가 "가엾네요." 라고 대답한 이후로는 까마귀에 흥미 붙이는 사람도 늘었다.

 

"저 아이들은 당신을 영영 모를 겁니다."

 

 어느 날엔가 갑작스레 새까맣고 다소 앙상한 청년이 도련님의 곁을 쫄쫄 따라다녀도 문답의 내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상관없어."

"어쩌면 질시할지도 모르죠."

"그래도 상관은 없는데."

 

 맥없는 목소리였다. 발코니에 기대 선 남자는 머리채를 드리우고 자라나는 것들을 보고 있었다. 해가 밝아도 저택은 정적 아래 잠들어 있다. 흰 꽃이 나리면 아이들은 꽃잎을 잡으려 아우성을 쳤다. 그가 돌이키듯 까마귀를 본다.

 

"그러니까, 세계에 미움받는 존재라는 거군요. 나도 당신도. 별로 그렇게 미움받는 느낌은 모르겠지만."

"충분히 미움받고 있어서."

"스스로의 가치를 좀 더 높이세요…."

 

 자라나는 것은 그를 매혹한다. 스스로 미움받는다 말하는 어린 짐승을 본다. 그는 견고하며, 하나 정도는 더 지킬 수 있다. 미움받는 만큼 규칙을 왜곡하고 이형을 불러들이는 힘이 정말로 있다면야. 자신이 미움받는다고 생각하는 존재 하나쯤은. 그래서 그는 기꺼이 그의 닻 하나가 되기로 했었다. 견고한 맹세에 가까운 약속이었다. 누군가 하나가 잊거나 배반한다 해서 놓아버리지는 않을 종류의 것. 그래서 남자는 운명에 짓이겨 꺾이는 중에도 그런 생각을 했다. 내가 없어지면 당신은 정말로 텅 빌지도 모르겠는데…….

 

 이해할 수 없는 힘이 그를 붙잡는다. 적어도 윤곽만은 지킬 수 있도록.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나쁜 결과를 야기할 것은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시간은 멈추고 결말은 얼어붙는다. 그리운 시간을 더듬는다. 침잠하던 순간을, 백록색의 가지가 드리운 푸른 그림자 아래에서 잠시 눈을 감았던 날을. 그래서 세계는 기꺼이 잠에 빠져들었다.

 영지의 중앙, 한때는 성을 둘러싸고 있었던 정원. 묘지의 아래 잠든 것은 인간으로서의 육신. 그리고 검은 깃털이 하나.

 

 

 그리고 기도자의 귓가에 파도 소리가 들려올 즈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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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24 03:37 #

 

 

 

 그녀는 이세계의 것이 아닌 분위기가 났다. 아오안 도노라 자칭하는 사내가 그녀를 처음 만났을 때, 그녀는 새파란 벨벳 슬립 위에 어깨가 무겁게 일자를 그리는 검은 재킷을 걸치고 있었다. 굉장한 미인은 아니나 눈에 띄는 기이한 요소가 있었다.

 

 "선생." 여자는 그 한 마디로 합석했다. 남자도 글밥 먹고 사는 처지인지라 사람들은 으레 선생, 혹은 선생님, 하고 부르곤 했으나 여자의 선생, 하고 부르는 목소리는 녹음된 것을 틀어놓는 듯 무기질적이었다. 애당초 이 자리에 앉아있던 목적인 편집자는 담배를 태우겠다며 나가 돌아오지 않고 있었고 사내는 때마침 무료했다. 괴담을 수집해 책을 내는 '수집가'로서 이 기이한 순간을 놓칠 까닭이 없었다. 무엇보다도, 아오안 도노가 안면 없는 여자를 꺼림칙할 정도로 직면한 이유는,

 

 "나는 선생의 마니아다. 그 괴담, 수집한 것만 있는 것이 아니지." 본 적 없이 기이하나 알 수 없이 익숙한 모습. 여자가 사내의 창작 속 인물일지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어렴풋이 뇌내를 감도는 이야기가 있다. 공포를 먹고 자라나는 형태에 관하여…, 비단을 찢는 웃음이나 나라를 기울이는 미소가 실제로 존재한 적 있던가? 새가 날갯짓을 멈추고 꽃이 시드는 매혹에 관한 이야기들이 실존하듯 떠도는 까닭이란. 그것은 단순히 핑계일 뿐이고, 이것은 결코 인간의 죄악일 리 없다며 부정한 저울눈의 무게가 마침내 태어난 공포의 끼니가 되어 이 세상에 돌아오는.

 

 그 이야기가 영혼 저편에서부터 들려온다. 아아, 사내가 그 이야기를 썼다고 명백하게 확신할 수는 없었다. 그는 자신이 이야기를 쓰는 종류의 인간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가 아는 이야기는 곰팡내 나는 푸른 지하실에서 흘러나와 백열램프 아래에서 덩치를 부풀렸고, 아오안 도노는 그 형태를 어렴풋이 그려내 세상에 그것을 풀어놓을 뿐이라고, 그는 자신의 역할이 그 뿐이라고 언제나 생각해왔다. 그러나 이 세상에는 그가 아는 지하실을 공유하는 사람이 없었고, 따라서 그는 언제나 혼자서 이야기를 쏟아내고 있었다. 누구도 그의 이야기를 함께 해주지 않았고, 그래서 그는 백물어의 끝을 볼 수 없었다. 밤은 혼자 지새울 수 없었다.

 

 

 

 그는 답을 꺼내지 않았지만 여자는 보다 농밀해진 목소리로 따라붙는 노이즈를 헤아리며 속삭였다. 동요 없는 몸은 꼿꼿한 자세를 흐트리지 않는데, 목소리는 가깝게, 보다 선명하게 귀를 만지고 있었다. 기울고 있는 것은 그 자신인가.

 

아오안 도노는 그 순간 숨이 막힌다고 생각했고, "보다 많은 것을 듣고 싶지 않아?" "들려주게." 그 감각은 일종의 환희였을지도 모른다. 떨리던 입술이 열리고 답이 터져나왔다. 씩 웃은 그녀가 사내의 몫이었을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일어섰다.

 

 

 

"하지만 지금은 아냐."

 

 사내는 여자의 뒷모습을 보았다. 걸음을 떼기 직전과 닿기 직전이 가장 선명했고, 그 외의 순간은 이상하게 노이즈가 따라붙었다. 마치 오래된 영화의 클립 같았다. 무릎이 제일 먼저 나가고 발목은 무릎에 따라붙으며, 몸은 자연스럽게 앞으로 기울어졌다. 발 뻗어 땅에 닿는 순간 무릎은 조금 구부러졌다. 그 행동은 불을 끄고 바라본 어둠 속, 망막 건너편의 스크린에 비춰지는 느낌이다. 명백한 사실, 아주 익숙한 장면이 순식간에 사내의 머릿속에 쏟아지고, 홀린 듯이 더 이상 익숙하지 않게 된 것들을 되감는 중에.

 

 

 

"선생님!" 편집자의 목소리다.

 

 사내가 정신을 차리자 허벅지를 타고 흐르는 뜨겁고 축축한 감각이 먼저 그를 급습했다. 멀어졌던 소음들이 쏜살같이 돌아왔다. 기이한 여자는 어디에도 없고, 그는 카페 앞 도로에 발 디디는 중이었으며 편집자가 그의 어깨를 붙잡고 있었다. "아니, 몇 번을 말을 걸어도 도로 쪽으로 걸어가시고. 커피까지 엎지른 채 갑자기 왜 그러시는 겁니까? 괴담 깨나 모은다는 사람들 중에 이런 케이스가 없진 않다지만…."

 

"…없지는 않다고 했나." 사내가 되묻는다.

 

그는 스스로의 말에 답한다.

 

"이건 유일한 기회네."

 

 

 그는 도로 건너편에 새까만 문이 있다고 생각한다. 여자가 사라졌을 법한 바로 그 자리에. 해가 뜬 낮, 사람들이 오가는 이 순간, 어깨를 붙잡은 사람의 온기, 선명한 무게가 있는데 대체 왜 그런 생각이 드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사내는 그 날로 확신했다. 저 여자야말로 백물어의 끝을 보여줄 것이다. 아, 오래된 피에 숨었던 죄악감, 외면해온 부정, 세상을 울리는 이름에 지배당하는 순간. 그는 품을 더듬는다. 그의 명함에 덧씌운 푸른 잉크의 글씨. 弄嘘. 이름의 주인은 단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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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24 03: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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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18 01: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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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18 01: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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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03 04:08 # reply

눈물 젖은

tear stain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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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02 01: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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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02 01:38 # reply

지인분 빵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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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02 01:36 # reply

분과회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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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02 01:34 # reply

이건 지인분 지원해드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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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02 01:32 # reply

슬슬 이 친구로 커뮤에 갈 수 있을지조차…

draw n

2021.05.02 01:31 # reply

천사의 숨결...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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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02 01: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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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24 12: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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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18 13: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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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15 16:54 # reply

"지금부터 저는 부인께 어떤 투자에 대한 제안을 드릴 예정입니다. 부인께서는 평소에 하시는 것과 다를 바 없이, 제안을 듣고 올바른 결정을 내리시면 됩니다."

"우선 이 투자 제안의 결론은, 부인의 재혼 상대로 가장 적합한 상대가 저라는 겁니다. 여기 기재된 사유들을 기반으로 내린 결론이며, 참고 사항으로는 제 명의로 된 재산 목록을 첨부했습니다."

"사무실에서 부인이 건네셨던 재혼 계획서에 오른 신사분들의 목록과 비교해보셔도 제 쪽이 보다 합리적 선택이리라 판단합니다."

"그리고 부인께서, 만일 재혼을 결정하실 때 이성적이거나 합리적인 요인보다 다른. 감정적인 요인을 중요시하신다면."

 

"지금 부인의 앞에 무릎을 꿇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한심할 정도로 부인께 빠져있는 얼뜨기이며 지난 세월 간 행동들의 근원이 터무니없이 단순했다는 사실을 폭로하며,"

"당신에 대한 사랑을 고백하며 청혼하겠습니다."

 

"제안은 여기까지입니다."

"결정을 내리는 것은 결국 부인이시며 저는 언제나처럼 당신이 내리시는 결정을 따르고자 합니다."

 

- 익명 作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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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15 00:23 # reply

"원주율은 원주의 길이와 그 지름의 비율을 뜻하죠. 이 숫자들은 시작에 불과합니다. 끝없이 이어지죠. 영원히. 반복되는 일 없이요. 

 즉, 원주율을 나타내는 일련의 숫자들은 모두 다 다른 숫자들이란 얘기죠. 여러분의 생일, 자물쇠 비밀번호, 사회 보장 번호, 모두 여기 어딘가에 들어있죠.

 그리고 만약 이 숫자들을 문자로 바꾼다면 존재하는 모든 가능한 조합으로 이루어진 단어들을 얻게 될 겁니다.

 여러분이 태어나서 처음 말했던 그 음절, 여러분이 사랑했던 사람의 이름, 여러분 인생의 모든 이야기와 우리가 말하거나 했던 모든 것들… 이 세상의 모든 무한한 가능성들이 이 원 하나에 들어있는 겁니다. 

 그러니 그걸로 뭘 할 것인지, 뭐에다 쓸 것인지는 여러분에게 달려 있겠죠."

 

  드라마 <Person of Interest> 中

quote n

2021.04.14 03:29 # reply

즉, 인간의 몸은 수십억 년 전에 사라진 별의 잔해로부터 만들어졌으므로 우리 모두는 별의 후손인 셈이다.

 

미치오 카쿠, <평행우주> 中

2021.04.13 02:24 # reply

비가 온다. 비가 온다. 비가.

오토나시 시렌은 인간이 아니다.